2015년 7월 2일 목요일

[공유][롤링1942여행#14]



익산에서 3일과, 그새 정든 작가님들을 뒤로하고 인천으로 이동중입니다.


22일 첫날, 순천에서 출발해 임실에서 치즈치즈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익산문화재단 마당에 도착.
익산문화재단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옛 익옥수리조합 건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바로 옆에, 더 나중에 지어진 건물에서 2011년부터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1년까지 버려져있던 건물이라고 하는데, 1977년 이리역 폭파사건으로 이 일대 가옥들이 대부분 붕괴되었을 때에도 이 두 건물은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하네요.


익산의 원도심인 중앙동, 평화동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머지않아 문화재로 등록되어있어 철거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화재단의 빨간 벽돌 건물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어 철거되지 않겠지만.. 40년가량의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인데..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것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재단 건물 내부, 특히 3층은 옛모습 그대로 옛먼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얼마전에는 이준익감독의 영화 '동주'의 촬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옛 수리조합원 관사였던 폐가 탐험..!
조합원들이 썼던 헬멧등의 물건들도 그대로 남아있었고, 알 수 없는 동물 뼈도 발견하고.. 언제부터 비어있었는지는 문재선 선생님도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이런 진짜 폐가에 들어온 건 또 처음이었네요..!!

익산에서는 조금 헐렁한 일정들을 보냈습니다.

여행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고, 앞서 꽤나 빡빡한 일정들을 소화해왔기 때문에 후반부는 조금 느슨하게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문재선 선생님을 비롯해 서울에서 오신 작가분들이 많아, 오랜만에 1942가 아닌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밤 늦도록 떠들썩하게.. 3일 내내 술을 마셨네요... ㅎㅎ

둘째날 점심, 국밥과 백반에 지친 제가 파스타 한 번만 먹자고 졸라서, 강성은 작가님과 함께 차를 타고 나왔습니다. 익산이 고향이셔서 익산의 도심이 이동하고 변화해 온 이야기들을 해주셨어요. 
그러고 보니 롤링팀 모두 첫 익산이었네요.




파스타를 싹싹 비우고 저는 혼자 영등동에 남았습니다.

문재선 선생님이 주신 근대사적 지도도 있었지만, 구글맵만을 나침반 보듯 가끔 꺼내보며 무작정 골목골목을 걸었어요. 주민 어르신분들의 의심의 눈초리에 꽤 긴장감있는 탐험을 했네요 ㅎㅎ



약 세시간 반을 쉬지 않고 걸어서 재단에 들어와 레지던시 선생님들과 회식! 2차에서는 골목길에 테이블을 펴고 익산 명물인 오징어입도 먹고, 모기들도 회식ㅜㅜ



셋째날, 저와 노식작가님은 군산에 다녀왔습니다. 여수에서처럼 자전거를 빌려 움직였어요.

롤링이 지금까지 지나온 도시들 중 대구, 부산, 순천, 익산, 군산. 그리고 오늘 가게 될 인천에는 공통적으로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대거 이주해 왔던 지역이고, 그 시대의 가옥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재미있는 점은, 그 가옥들을 어떻게 보존했는지, 보수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정도와 방식이 지역마다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군산은 너무 손을 많이 대서 인위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인천에 가면 그 끝을 볼거라는 이야기를 또 들었는데.. 정말 그렇네요 ㅎㅎ
인천, 기대됩니다.



1945년부터 이어져 왔다는 빵집 이성당에서 빵도 바리바리 사들고,
군산 골목골목을 누비고, 군산의 창작공간 여인숙이 지금 입주작가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해서 들렀지만
갑작스러운 방문에 아무도 만나뵙지는 못했지만ㅜㅜ

전화로 인사만 드리고 바쁘게 군산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저녁에는 익산 스튜디오에서 롤링팀이 각자의 작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사실 롤링팀끼리도 서로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은 적이 없었어요. 처음으로 얌전히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헤어지는게 아쉬워 세벽 네시 반까지 떠들었어요ㅜㅜ 여행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복잡한 아쉬운 마음에.. 당장 오늘 모든게 끝나는 것 처럼 지나온 3주간 서로 
마음속에 담아놨던 이야기들도 꺼내고, 익산 작가분들께 '서울에서 또 만나요'도 몇번이나 
약속하고..!

모두에게 손을 흔들며ㅠㅠ 익산을 뒤로 했습니다. 어제와는 또 다른 기분, 마음으로.. 인천을 향해
롤링롤링.

방금 노식작가님이.. 저보고 피부가 맛이 갔데요ㅠㅠ 셋 다 햇볕에 제대로 당했습니다. 속상해요
ㅠㅠ 망했어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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